"12" [Echo]

CONCEPT STATEMENT 


벽을 찬다. 

밀어본다. 

그러나 나아가지 못한다. 


발버둥은 공중에 흩어지고, 

그 울림은 나를 향해 되돌아온다. 

수없이 겹쳐진 나의 형체가 

나를 둘러싼다. 


그 틈 속에서 눈을 뜨면,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다. 

제4의 벽은 뚫리지 않는다. 


손을 뻗는다. 

허리가 꺾인다. 

그리고 나는, 

흐드러지듯 스러져 멈춘다. 


이 바지는 그 반복과 잔향을 담았다. 

버뮤다 실루엣의 안정감, 

볼륨감 있는 포켓과 스터드, 

허리를 감싸는 긴 끈— 


모든 디테일이 

나를 되돌려보내는 울림처럼, 

형태를 지우지 않은 채 남는다.

DIRECTOR’S NOTE


12” [Echo]는 시도와 실패, 

움직임과 되돌아옴 사이의 간극을 표현한 제품이다. 


7부 기장의 버뮤다 팬츠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의 움직임을 함축하며, 

포켓과 스터드는 반복되는 충돌의 흔적을 상징한다. 


허리의 긴 조절끈은 

움직임을 조율하려는 의지와, 

결국 조이지 못한 채 남는 여백을 나타낸다. 


영상 속 수많은 ‘나’의 겹침은, 

한 번의 시도가 수십 번의 되돌아옴을 낳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멈춤과 딜레이, 반복되는 동작 속에서도 

형태를 유지하는 팬츠는, 

마치 울림이 사라지지 않는 공간처럼 존재한다. 

CATALYST OBJECT 




폐쇄된 공간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메아리 

형태도, 경로도 없는 소리. 

그러나 반드시, 나에게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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