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Dream]
CONCEPT STATEMENT
꿈은 깨는 순간,
현실이 아니라 더 깊은 혼돈으로 떨어진다.
수많은 마네킹 사이,
나는 잠든 듯 눈을 감고 있었다.
번쩍 뜬 순간,
그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었다.
발버둥치며 빠져나온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공허,
사라진 군중.
그때, 뒤에서 시선이 닿았다.
나와 똑같은 나.
그 순간, 나는 쓰러지고
또 다른 나는 걸어 나간다.
이 바지는 그 ‘이중의 나’를 입은 옷이다.
버뮤다 실루엣의 단단한 프레임,
포켓과 스터드가 만든 중량감,
허리를 감싸는 긴 조절끈—
모든 디테일이
나를 둘러싼 허상과,
그 허상에서 벗어난 후의 공허를 품고 있다.
DIRECTOR’S NOTE
11” [Dream]은 꿈과 현실, 자아와 분신 사이의 경계를 탐구한 제품이다.
버뮤다 팬츠의 안정된 구조는 혼돈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형태’를,
도트 디테일은 꿈속의 노이즈 같은 잔향을 표현했다.
볼륨감 있는 포켓과 스터드는
움직임과 부딪힘 속에 생겨나는 충돌의 감각을,
허리의 긴 조절끈은 꿈속을 헤매는 긴 여정을 상징한다.
영상 속 ‘나와 똑같은 나’의 대면은,
결국 가장 깊은 혼돈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메시지다.
마네킹의 군중 속에서 도망쳐 나와도,
마지막에 마주하는 것은 또 다른 나다.
이 제품은, 그 마지막 장면처럼
공허를 건너 현실로 발을 내딛는 순간을 입는다.
CATALYST OBJECT
마네킹의 빈 눈동자
아무 표정도, 생기도 없는 시선.
그 속에 비친 건, 나 자신이었다.